2013년 09월 03일
[나가사키 여행기] 먹으려면 제대로 먹어야지! - 3.온천하고 술마셨드아
입구에서 들어가 어찌해야하나 한참카운터 주변을 서성거리며 구경하니
날지켜보던 직원이 얼른 무언가를 가져온다.
살펴보니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예쁘게 코팅해 놓은것.
쭉 훑은뒤 가격을 지불하고 온천 안으로 들어간다.
꽤나 큰 규모였으며, 1층에 있는 식당은 사루쿠에서 소개하는 소바 맛집이기도 하다.
찜질방같이 즐길수 있는 시설도 있었으나 별도 요금이 필요하고, 오래 머물곳이 아니기에
그냥 슬쩍 보기만 하고 지나친다.

어느 온천을 가나 주의를 주고 있는 사항

꽤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러가지 먹거리와 작은 기념품을 팔고있다

시설은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하고 잘 되어있다
깨끗하게 샤워를 한 뒤 야외탕으로 나간다. 세상에! 야경을 즐길수 있는 온천이라니.
참깨같이 박혀있는 불빛들을 바라보며 몸을 담그고 있자니 없던 피로도 풀리는 느낌이다.
주변 대화에 귀를 기울이니, 외국인은 없이 온통 일본인 가족,친구, 동네사람들.
아무런 부끄러움이나 어색함 없이 나도 그안에 섞여서
소금찜질도 하며 느긋하게 목욕을 즐겼다.
시간이 많은것은 아니라 오래있진 못하고 여덟시 조금 넘은 시간에 나오니
이미 주변은 완연한 여름밤이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진 시간이 있어 사진을 찍으며 주변구경을 조금 한다

카메라는 잘못이 없슴돠. 그저 내 손이 발과같은 재주를 지녔을 뿐

때리니 말을 좀 듣는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저 썰다만 두부처럼 생긴 차가 정말 좋다
21시 차를 타고 나가사키 역에 도착하니 아직은 북적거리는 시간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사루쿠를 좀 뒤져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에 가기로 한다.
[이랏샤이~]
흔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동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작은 술집.
분명히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시작해서 나름 그래도 오래 붙잡고 있었던것 같은데
메뉴판을 들자마자 내 일본어가 얼마나 짧은건지 절실히 깨달아버렸다

...뭐라능겨
앉아서 가만히 보자니 까만건 글자요 하얀건 종이. 글자는 잔뜩 흘린 채로 한자 투성이
가뜩이나 메뉴를 고르는데 시간 많이 잡아먹는 내가 더 오래 보고 앉았다.
찬찬히 보다보니 그래도 어느정도 알아먹을 것 같아서 골라보려는 찰나,
점원이 핸드폰을 손에 쥔채 쭈뼛쭈뼛 다가온다.
[ 아 여기서까지 번호를 알려줘야 하나.. 어떻게 가르쳐줘야 하지?
프라하에서처럼 대사관 전화번호 적어주고 튀어야 되나.. 이런이런 곤란하자냐 후훟 ]
대충 메일주소나 적어줄까 하고 받아든 아이폰 화면에 떠있는 것은 번역기, 떠있는 말은 한국어
[ 무엇을 먹겠습니까?]
.........

착깍의 포오포포ㅗㅗ폭풍!!
아놔 쪽팔려..
화끈거리고 민망하고 당황스런 마음에 고개를 확 들었는데
아!
너는 내스타일이야!
누난(니가)너무 예뻐!!
나 라면먹고 갈래!!
일부러 하나도 모르는척 버벅거리며 엉터리 일본어를 하며 오래오래 시간을 끌었다.
아 좀 봐줘. 살면서 이런낙이라고 있어야지 내가 언제 이런 꽃돌이랑 대화를 해보냐구.
무..물론 이것저것 많이 시킨거는 결코 꽃돌이때문이 아니라능!!
내가 단지 배터지게 먹고 마신건 배가 많이 고파서였다능!!

이딴 되먹지도 않은 필담을 했는데도

정확히 사시미와 함께

구운 생선이 나왔다

흰밥과 절임반찬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꽃돌이에게 잔뜩 홀려 더이상 먹을 수 없을 때 까지 실컷 먹고 마셨다.
잘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나오니 시간은 이미 밤 11시.
막차시간따윈 생각도 안하고 먹어 제꼈으니 남아있는 교통편이 있을리가 없었다.
배도 부르겠다 걸어가볼까 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마음을 고치고 택시를 잡아탔다.

술집거리에 줄서있는건 한국과 똑같다
바가지를 쓰면 어쩌지 속으로 전전긍긍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는지 금세 편안하게 숙소근처 편의점에 도착.
내가 들어가니 정원에 앉아있던 주인은 왜 이렇게 늦었냐며 무슨일이 있던건 아닌지 걱정한다.
꽃돌이한테 정신팔렸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워
대충 술집근처에서 난닝구 입은 이상한 아저씨를 구경했노라 이야기를 지어내버렸다.
주인과 인사를 나눈뒤 간단하게 차를 마시러 거실에 들어가니 한국인 여자 두사람과 노란머리귀염둥이 하나가 앉아있다.
대구에서 왔다는 그녀들과 반갑게 인사한뒤, 귀염둥에게 넌 어디서 왔냐고 했더니
이탈리아에서 온 일본여행중인 청년이란다.
[ 아 나도 이탈리아 좋아해 축구선수! ]
[ 와 정말? 누구? ]
[ 네드베드~ ]
[ 네드베드? 그게 누구야 ]
[ 네드베드 몰라? 되게 유명하잖아. 유벤투스의.. ]
[ 전혀 모르겠는데.. ]
순간적으로 내가 알고있는게 잘못된건가 싶어서 혼란스러워진다.
그럴리가 없는데? 내가 분명히 체코여행중에 네드베드 고향도 갔었는데?
베트남시장에서 6천원돈 주고 짝퉁 유니폼도 사서 입고다녔었는데?
급히 핸드폰을 뒤져 사진을 들이미니 그제서야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대답하는 녀석
[ 아~넫벧! 넫벧말하는거였구나! 너 넫벧도 알어? 대단해!]
...... 미안하다!! 네드베드라서!!!!

나가사키 밤풍경아.. 너는 아니? 미남들한테 연타로 쪽당하는 그 기분을..
으헝헝헝헣헝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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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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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13/09/03 02:47 | 2012 나가사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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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이름과 현지이름은 다른 법이군요....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못해도 이삼일에 한번씩은 업로드 하려고 합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