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행기] 질러라! 우크라이나, 찾아라! 꽃오빠. <9> - 폴리나, 그리고 노가리


 







질러라! 우크라이나, 찾아라! 꽃오빠. <9>


- 폴리나, 그리고 노가리









 까페에서 나와 전쟁박물관쪽으로 향했다.

많은 시간을 갑갑한 곳에 할애했으니, 트인 곳에서 바람도 쐬 줘야 형평성에 맞지 않은가.

커다란 구조물 덕에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까페에서 사서 나온 빵을 우물거리면서 걷고 있는데,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여자아이가 눈에 띄었다.

순간 집시라던가 거지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잘 빗어넘긴 머리와 깔끔하게 차려입은 옷을 보니

그래도 꽤 먹고사는 집 아이일것이라고 추측할수 있게 해주었다.

아이는 작은 막대기로 열심히 땅을 파고 있었다.



[ 얘 너 이름 뭐니? ]

[ 폴리나! ]

[ 폴리냐? ]

[ 아니! 폴리나! ]

[ 엄마는 ]

[ 잠깐 뭐 사러갔어]



작은 소녀가 훨씬 더 작은 막대기로 땅을 파고 있는광경.

뭘 하고있나 물끄러미 바라보았더니 세상에, 구덩이 안에는 손바닥 만한 쥐가 누워있었다.

내가 아무리 동물덕후라지만 시궁쥐는 좀 무섭다고.



[ 이게 뭐야 대체? ]



아이의 얼굴에 잠깐 한심하다는 빛이 스쳤다.

빤히 보이는걸 대체 왜 뭐냐고 묻는건지 이해를 할수 없다는 얼굴.

아니면 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모를 이상한 여자가 영어도 제대로 모르는것이라고 여겼을 지도 모르리라.



[ 쥐 ]

[ 죽었어? ]


[ 응, 그래서 묻어주는거야 ]



대체 그 쥐는 어디서 주워온건지, 길에 돌아다니다 죽은걸 왜 굳이 묻어주는지 따위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런 사소한 질문을 하기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고,

또 조막만한 손으로 땅을 고른다던가 돌멩이를 모으는 일 같은 것을 아주 정성껏 하고 있었다.

잠시 지켜보다가 그저 한마디만 했을 뿐.



[ 음, 배고플테니까 먹을 것도 같이 묻어주는건 어떨까?]

[ 그거 좋은생각이네 ]



들고있던 빵을 한웅큼 떼어 쥐 옆에 같이 내려놓고,

같이 개중에 부드러운 흙을 골라 열심히 덮어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어린여자아이와 다큰 여행객이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흙을 만지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상해 보였을 것이다.

그렇게 쥐 무덤을 완성하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같이 잠시간 기도를 했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보답으로 즉석사진을 찍어주고, 인사한뒤 자리를 떴다












열심히 땅을 고르는 폴리나














꽤나 그럴싸한 무덤이 완성되었다













여러분이 원하시는 우크라이나 여자(아이)











3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한국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때고,

한국보다 평균기온이 더 낮은 우크라이나는 아예 겨울과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해가 기울어지기 무섭게 찬 바람이 마구 몰아닥치고,

그때문인지 조금만 시간이 늦어도 관광지에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비수기라서 낮에도 많은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어머니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2차세계대전에서 승전한 의미로 조성된 공간에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조국의어머니상이 있다.

다른 안내서에는 승리의여신상이라고도 기재되어있는.

손에 든 칼 크기만 13미터에 이를만큼 거대한 크기라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저 어머니상의 머리쪽을 보고 그쪽으로만 쭉 걸으면 된다.











무지막지하게 거대하다














크..크고 아름다우셔..











의미를 알 수 없는 무기라던가 각종 탱크보다는

그 차가운 바람을 피할곳도 없는 그 황량한 공간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거대한 구조물을 넋을 잃고 바라본뒤

관광지 구경보다는 [관광지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어딜가나 사람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물론 더재밌는건 싸우는사람 구경이고.












누구 밀덕 있으면 저 탱크 설명좀 해주소..













슬쩍 다가가 엿들어보니 그들은 독일어를 쓰고 있었다













어머니 위로 노을이 내려앉는다













..론니플래닛 관계자분 개정판좀 내주세요













전혀 다르잖아?!














갑자기 오세이돈이 생각난다..(응?!)













물론 확대샷도 있지만 잡혀갈까봐 공개는 안합니다. 헤헤.











전시관도 닫혀있었고, 바람도 많이 부는 탓있지 서너명을 제외하고는 사람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나도 사진을 몇장쯤 더 찍다가 다시 트롤리버스를 타고 스타디움 역으로 돌아왔다.

갑자기 굴라쉬가 미친 듯이 땡겨 론니플래닛에 있는 체스키 식당을 찾았지만 아무리 돌아다니고 물어봐도

나와있는 번지에는 전혀 엉뚱한 가게. 결국 포기하고 흔하디 흔한 일식당에 들어가 마끼와 맥주로 배를 채웠다



[ 헤이 팍 늦었네? ]

[ ...? ]



호스텔에 돌아가니 침대위에 비스듬이 누워서는 반갑게 인사하는 조니뎁.

체크아웃하고 다른곳으로 옮겼어도 이상하지 않을놈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잃어버렸다는 물건을 찾은건지 아니면 그냥 아무생각이 없는 놈인지. 하여튼간에 이해할 수 없는 자식이다.



[ 보고싶었어 팍. 자 이거 먹어 ]



쪼르르 오더니 먹고있던 노가리 같은 것을 한움큼 집어주고는 다시 지 자리로 돌아가는 녀석.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간밤의 소동은 거짓말인양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하며 웃고마는 이 시간.

이런것도 나름 여행의 재미라 생각하며 노가리를 한입에 털어넣고 우물댔












아 시발 졸라 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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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박 | 2013/11/01 01:19 | 우크라이나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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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3/11/01 14:32
저 탱크들은...
2차 세계대전 때 것들은 아니구요 냉전 시기 구소련 기갑차량들입니다.

앞줄부터 해서 BMP1 2대, BMP2 1대, T/54/55 계열로 보이는 탱크 1대.
그 뒤의 헬리콥터는 MI24 하인드구요. 트럭 위에 파이프 뭉치 같은 것 올려진 것은
BM22 카츄샤 다연장 로켓발사기로 추측되네요.

BMP 1/2는 안에 보병들이 타고 이동한 뒤 전투장소에 하차해서 전투를 펼치고
남은 장갑차는 갖고 있는 포/기관총/미사일 등으로 지원하는 장갑차량입니다.
(BMP와 유사하게 공중에서 투하하는 공수부대용 장갑차로 BMD가 있는데 흡사하게 생겼어요.
위의 사진으로 봐선 BMP가 맞는 것 같습니다)

보병전투차(ICV)라고 하지요.

BMP1은 73mm 대포와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하는데 미사일은 탈착되어 있네요.
BMP2는 30mm 기관포와 대전차미사일을 갖는데 역시 미사일은 없구요.

차량 4대 중 맨 뒤의 차량만 탱크에 해당됩니다.

뒤의 헬리콥터는 대전차 공격헬기로 과거 아프간 전쟁 당시 맹위를 떨친
공중전차 같은 화력을 가진 헬기입니다. 특이하게 뒤 칸에 장갑차 만큼 보병
수송이 가능합니다.(다른 공격헬기는 저런 수송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다연장로켓 차량은 한꺼번에 수십발의 로켓탄을 집중난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으로 2차 대전 당시 카츄사 로켓의 후예들이지요. 기본원리는 거의 같습니다.
Commented by 미스박 at 2013/11/16 04:57
와아아아아아우아아아우와아아아아아아악 고맙습니다!!!!!!!!!!!!!!!!!!!!!!!!!!!!!!!!!!!!!!!!!!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엉엉 ㅠㅠ
Commented by 붉은10월 at 2013/11/21 22:19
보잘것없는 덧글이 도움이 죄금이라도 되셨다니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TT
Commented by 삼별초 at 2013/11/01 17:24
저희가 원하는 여자는 철컹철컹이 아닙니다아 ㅠ ㅠ
Commented by 미스박 at 2013/11/16 04:57
남자찍기도 바쁜데 여자찍을 틈따윈 없었습니다!! (응?!)
Commented by 천하공군 at 2019/05/24 18:07
으하하... 한참을 웃었습니다. 미녀 사진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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